본문
|
19) 함인재공 휘 종록 친필 제문 경매 (2008. 3. 26. 항용(제) 제공)
1. 경매 매입일 : 2008. 2. 27.
2. 경매처 : 금요 고서방
3. 경매 입수자 및 소장처 : 김항용(제)
4. 규격 : 51cm×34cm
5. 내용 : 변려문체로 김종록의 중형이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처남(진주강씨)이 죽자 그의 빈소에 찾아가 제를 지내며 지은 제문.
* 김종록(金宗祿. 1747-1834)
자는 천여(川如) 호는 함인재(含忍齋) 영조 정묘생(1747년생) 족형인 천사(김종덕) 문하에서 공부하였고 몸을 닦아 천거 받았으며 친구 여러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세계 : 九鼎-子瞻-孝溫-克諧-光粹-溏-世佑-士貞-淮-尙瑜-殷佐-履和-致應-<宗祿>
*주요 연보
1747년(영조 23년 정묘) : 출생 (배 진주강씨 1742년생 1829년졸 87세). 천사 김종덕 선생(1724년생 23年上) 께 사사
1766년(영조 병술. 20세) : 子 관진출생
1800년(정조 경신. 54세) : 孫 양억 출생
1802년(순조 2년 임술. 56세) : 처남 사망, 제문을 지음.
1805년(순조 을축. 59세) : 孫 양의 출생
1834년(순조 갑오. 87세) : 졸
<원문 해독 및 국역>
*해독 및 국역자 : 김익수(제. 한학자, 제주 문화재위원)
*편집 윤문자 : 항용(제)
維歲次 壬戌八月 己亥朔 十九日丙辰 通家少弟 上洛金宗祿 謹以魚果 哭奠于近故處士 晉州姜公之靈曰 嗚呼 惟靈嶠南華族 詩禮家聲倜儻 其氣淳懿 其風鄕隣 交譽友朋 咸稱展也好人 何福不膺 堂棣美輝 庭蘭倂芳 潛有幽光 庶幾來慶在節 阿仲與公結好情 似雷陳誼重王謝 玆余無似被光輝 粵在黃羊 坐屈軒盖 敢竭心悃 纔奉數夕 如夢尙疑起憶 私家險釁 箎音奄忽 忍見孤胤 千里哭擗 兩家同禍 公訃繼至 視天茫茫 此何厄會 魯靈光景 賢季同憐 日月易逝 影響彌遠 缺界難圓 萬事成塵 余懷之悲 不但哭公 玆嘷而退 雲日蒼茫 於乎哀哉 尙饗
해는 1802년(임술. 순조2) 8월 19일 통가(通家:대대로 사귀어오는 정분있는 집)의 작은 동생 안동인(安東人) 金宗祿은 삼가 요즘 돌아가신 처사(處士) 진주강공(晉州姜公-처남)의 영령에 곡을 하며 바닷고기와 과일로 제사를 지내나이다.
말씀 올리건대, 아아! 영령께서는 영남의 화족(華族:지체가 높은 사람이나 나라에 공훈이 있는 사람의 집안이나 자손들)으로서 시(詩)와 예(禮)로 집안에서의 명성은 출중하여, 그 기품은 순박하고 아름다우며, 그 품격은 고향 이웃들이 벗으로 사귀기를 영예롭게 여겼으며,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하였는데, 어찌 복은 그에 부응하지를 못하셨나이까.
집안의 형제는 아름답게 빛나고 집안의 딸들도 모두 덕행이 있으니, 남몰래 유광(幽光:남에게 알려지지 않은 덕망)을 지녀 아마도 조상의 덕이 경사로 나타나고 절개로 남아 있는 것이라 여겨지옵니다.
나의 중형(仲兄:宗國)과 공(公)은 좋은 정분을 맺었으니 뇌진(雷陳:후한 때 雷義와 陳重은 교분이 매우 두터운 벗이었다)과 같은 정의(情誼)는 왕사(王謝:六朝때 명망이 높던 王씨와 謝씨의 두 姓. 인신하여 벼슬한 명문)보다 더 두터웠사옵니다.
이제까지 내가 영광을 입은 것은 무엇에도 비할 바가 없사옵니다. 황양(黃羊:己未년. 1799. 정조23)에 몸소 찾아오시어 감히 마음속이 정성을 다하여 겨우 며칠 밤을 모셨는데, 아직도 꿈속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맥맥히 추억을 일게 하옵니다.
우리 집안의 불운으로 중형(仲兄:伯氏는 宗宅, 仲氏는 宗國. 1740-1801. 1768 생원. 수62세)의 죽은 소식(1801년)에 아비 없는 자식을 차마 볼 수 없어, 천리 먼 곳에서 곡을 하며 가슴을 치고 있었는데 양가(兩家)에서 함께 화(禍)를 당해 공(公)의 부고마저 잇달아 도착하여 하늘을 아득히 바라보게 되니 이 무슨 액운이란 말이옵니까.
노영광(魯靈光:魯의 靈光殿. 겨우 남아있는 인물이나 건물. 魯恭王이 지은 靈光殿이 여러 차례 전란을 겪었으나 피해를 입지 않고 우뚝 솟은 데서 유래함)의 모습으로 막내아우가 함께 애달파 하는데 세월은 바뀌어 흘러가 그림자와 목소리마저 까마득히 멀어졌으니 텅 빈 세상은 다시 원형으로 되돌아올 수 없는 것이옵니까.
모든 일이 흙먼지가 되어버렸으니 내 슬픈 감회는 비단 공(公)을 곡할 뿐만 아니라 이렇게 울부짖다가 물러나 구름 낀 태양으로 아득히 멀리 사라지게 될 것이니, 아아! 슬프옵니다.
흠향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