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p11.png 김 치(金 緻)1577(선조10)∼1625(인조3)--(제)

(목록 제목을 선택하시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1. 남봉공 소개 및 연보

2. 주요 사진자료 소개

3. 주요 자료 소개 - 1) 심곡비결

 2) 수교

 3) 교지소개

 4) 남봉집

 5) 제주 방선문 마애시

 6) 제주 박물관 자료

 7) 묘비문 소개

 8) 제주 유적 답사기

 9) 제주 유적 시문

10) 주요 시문

11) 각종 전설 소개

12) 남봉공 행장

13) 구 묘갈 탁본

4.각종 문헌 자료 소개 - 1) 증보 경상도 선생안

 2) 연려실기술

 3) 훈도방주자동지

 

본문

p11.png 2. 주요 사진 자료 소개

8) 제주도 유적 답사기 (2003. 2. 25. 항용(제) 답사. 제공)

 

--충렬공의 삼별초 토벌과 김치의 방선문 마애시 답사--

 

1. 일시 : 2003. 2. 25

2. 장소 : 제주도 일대

3. 답사자 : 김항용(제). 김익수(보명 태익. 제)

4. 답사과정

  07:30-김포발 KAL기 이륙.      08:30-제주착. 익수씨 만남    09:30-방선문 착

  12:30-방선문 남봉공 탁본 뜨기.   13:30-삼성혈 견학. 중식    

  14:00-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남봉공 목각판 유한라산기 감상)

  14:30-함덕포(삼별초 토벌군 120척 1차 상륙지)--해안도로 경유

  15:00-조천을 지나 삼사석에서 1차 전투지 답사

  16:00-애월포(삼별초 수군 주둔지). 애월진(제일 큰 진). 2차 전투지(항파두리 공격, 破軍峰에서 최종 토벌) 답사.

  16:30-명월포, 옹포(비양도에서 토벌군 2차 40척 상륙지)

  17:00-항파두리 토성, 우물 답사

  18:00-만호대 명월성

 

2월 25일 새벽 5시 40분, 잠을 설치고 일어나 준비하고 나온 우리 가족 4명은 어두운 길을 쏜살같이 달리는 택시에 몸을 실었다. 오늘부터 2박 3일간 제주도 여행을 간다. 김포공항으로 가는 올림픽 도로는 시원했다. 잠을 덜 잔 예진이 용진이는 연방 눈을 비벼댄다. 여행이 즐거워야지 시작부터 왜 이렇게 힘드냐고 잠 섞인 목소리로 투정이다. 서울의 거리가 이렇게 한산할 때도 있다. 불과 30분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너무 이르게 왔나 보다.

 공항음식점에서 아침을 먹고 07:00시에 3층 관광사 직원 만남의 장소로 가서 비행기 항공권을 받아 비행기에 오른다. 07:30시에 이륙한 비행기는 안개와 구름이 낀 그 위 상공으로 날아오른다. 밖은 온통 구름뿐이다. 잠시 후 창밖을 보니 남해가 보이고 이내 제주공항 착륙 예고 방송이 나온다. 불과 50분만에 한반도의 끝자락에 왔다.

08:30분에 제주에 도착하자 출구에는 익수(보명-태익. 제학공파. <하담문집> 번역자. 제주도 문화재위원) 아저씨께서 벌써 마중 나와 계신다.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우리의 출발과 만남에 대해 여러 번 전화 주시며 세밀하게 현지 준비를 하셨다. 참으로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예약된 렌트카(매그너스 승용차)를 인수받아 모두 차에 타고 첫 방문지인 방선문으로 향했다. 날씨는 바람도 없이 쾌청했다. 기막힌 날씨이다. 익수씨는 이런 날이 제주에 며칠 안 된다고 했다. 공항에서 신제주로 향하여 가다가 큰 로터리에서 좌회전 하여 구제주로 가다가 다시 제주 종합 운동장 방향으로 우회전 한다. 운동장을 지나 신호등 없는 작은 사거리를 조심하여 직진하면 오라동이 나온다. 교도소 정문을 지나 직진하여 골프장 가는 길을 향해 소로를 간다. 계속 길을 따라 차를 몰면 좌측에 최근에 세운 낮은 안내 표석 하나가 나온다. 제주 10경의 하나인 <瀛丘春花>(영구춘화)를 알린다.  안내판에는 이렇게 써 있다.

  "영주 10경의 하나인 영구춘화로 알려진 들렁귀. 봄에 암벽사이로 철쭉이 필 때는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어 옛 부터 목사가 관기를 거느리고 나와 주연을 베풀기도 했으며 시인 묵객들이 모여 시화를 열기도 했다. 신선들이 드나들던 문이라는 전설이 얽힌 방선문(訪仙門)이 있고 홍중징(洪重徵) 등 많은 목사들과 최익현(崔益鉉) 등 유배인들의 제명을 볼 수 있다. 도내에서는 선인들의 마애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주: 들렁귀-들려 있는 바위 위에 있는 꽃(철쭉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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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길옆에 차를 주차하고 안내 표석 바로 옆으로 난 작은 산길로 걸어간다. 겨울이 지나고 봄을 맞으려는 제주의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밝다. 산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맑다. 상쾌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라산에서 내려오는 힘찬 물줄기로 만들어진 커다란 계곡을 따라 꼬불거리는 길을 걸어 조금 들어가니 계곡 좌측으로 웅장한 아치형의 방선문(訪仙門) 이 나온다. 옛날 이 곳은 소풍객과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는데 지금은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산새 소리가 참으로 아름다웠는데 그 소리도 지금은 간간이 들리거나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모든 이들이 새롭고 흥미로운 것에만 관심을 갖고 엣냄새 나는 역사 유적지 등에는 별 관심이 없어 한다고 익수씨는 안타까워 하신다. 높이 약 20m, 좌우 길이 약 35m 정도 되는 바위가 좌측 산에 이어서 계곡으로 뻗어 나왔고 그 아래로 큰 구멍이 나 있었는데 그 구멍으로 비가 오면 계곡 물이 흘러간다고 한다. 물은 말라 있었다. 문의 입구 상단에는 <방선문>이라 새겨져 있었다.

익수씨는 먼저 남봉공의 마애시를 안내했다. 방선문 우측 벽 아래에 비스듬히 바닥으로 누워 있는 바위에 선조님의 시가 새겨져 있었다. 한 달 전(2월) 익수씨께서는 당신이 운영하시는 목요강좌(사설 한문 연구기관)의 여러분을 대동하고 이곳을 사전 답사했는데 처음에는 벽 쪽에 있다는 말만 듣고 벽에서 남봉공의 시를 한참 찾았으나 못찾다가 일행 한 분이 바위 아래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밟고 있는 바위에 남봉공의 시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님의 선험이 있었기에 우리는 편히 찾아 볼 수가 있었다. 감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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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익수씨는 가지고 온 여러 자료(<제주 마애명시>(목요강독회 자료)  <제주 마애명전. 바위에 새겨진 한시>(2002. 5. 1. 한라산 관음사)를 펼쳐 보이면서 방선문 주변에 있는 10여 개의 마애시들을 설명하며 줄 줄 해석해 들려주신다. 님의 높은 한문 지식과 통달에 그저 감탄이 인다. 이들 마애시는 홍중징(洪重徵-방어사. 영조14년 10월에 제주에 도임. 이듬해 병으로 떠남). 이의겸(李義謙-판관. 순조27. 10. 제주 도임. 순조29 파면), 한정운(韓鼎運-방어사. 순조7. 3. 제주 도임. 순조9 이임), 한창유(韓昌裕), 한응상(梁應祥), 김락원(金樂圓) 등의 마애시이다.

이어서 남봉공의 마애시를 탁본해야 했다. 가져간 탁본 가방을 열고 도구들을 꺼냈다. 그리고 물을 떠서 먼저 바위를 닦았다. 근처 바위 위에 고여 있는 물이 아직은 겨울인지라 매우 찼다. 그 위에 제일 좋은 한지를 먼저 붙이고 나서 옷솔로 세밀하게 음각된 부분을 잘 두들겨 물 먹은 한지가 늘어나 음각된 홈 속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이 작업이 탁본 성패의 핵심이었다. 다음에는 준비해 간 탁본 방망이(좁쌀을 헝겊에 싸서 묶은 것)에 먹을 찍어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두들기기 시작했다. 이 작업도 한지의 습도에 따라 성패를 달리한다. 너무 물기가 많으면 먹물이 번져 홈으로 들어간 한지 부분까지 먹물이 번져 실패하고, 또 너무 마르면 홈에 들어간 부분이 일어나 먹물이 묻게 되어 역시 실패하게 된다.

 아니나 다를까 1차본은 물기의 과다로 완전 실패다. 2차는 그리 좋지 않은 한지에 물기를 아주 적게 하여 작업했다. 그러나 이것도 물기의 과다로 일부 글자가 번져 50%만 성공이다. 3차본은 너무 습기가 적어 일부 글자가 일어나 먹이 묻거나 제대로 솔질이 안되어 글자가 선명하지 않아 80%의 성공작이 됐다. 4차는 이제서야 날씨와 습도에 숙달되어 완전한 성공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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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하기가 퍽 곤란한 곳이었다. 비스듬한 바위이기에 작업을 하는 동안 여러 번 아래로 미끄러졌다. 익수씨도 마찬기지였다. 괜시리 나의 극성으로 고생하시는가 싶어 송구했다. 익수씨의 도움으로 그래도 쉬이 끝났다. 시계를 보니 12시 30분, 무려 3시간을 작업했다. 아이들은 기다리다 못해 차에 가서 기다린다. 볼이 많이 부어 있다. 이게 여행이냐고 푸념이 대단하다. 그러나 나는 큰 기쁨으로 도구를 챙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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