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p11.png 김성립(金誠立)1562(명종17)∼1592(선조25)--(서). 허난설헌

(목록 제목을 선택하시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1. 서당공 소개

2. 주요 사진 자료 소개

3. 각종 문헌 내의 기록 내용

 

4. 배위-허난설헌 소개

 1) 허난설헌

 2) 생애

 3) 친정 가계

 4) 일간지 기고내용

 5) 서울 거주지 자료

 6) 영정

 7) 친필 서화

 8) 묘소

 9) 시비소개

10) 생가 탐방

11) 규원가 소개

12) 신간도서소개

13) 오페라 소개

14) 일화(서당공과 난설헌) 소개

15) 허난설헌집 위작설 모음

16) 허난설헌작품 모음집

17) 허난설헌집 종합 소개

18) 연극 공연 관람기(안사연)

19) 고문헌(백옥루산량문) 경매 입수기

20) 허난설헌 창작소설 소개

21) 각종 문헌 내의 기록 내용

22) 허난설헌의 삶을 통한 여성들의 삶

 

본문

p11.png 4. 허난설헌 소개

20) 허난설헌 창작소설 소개 (2005. 8. 26. 항용(제) 제공)

 

김성립 선조님과 허난설헌을 소재로 한 창작소설 <이 생에서는 늘 이별이었네>가 격월간 순수문학지인 <좋은문학>에 연재되고 있다. 작가는 김해에 사시는 여류 소설가 김영희님이시다. 2005년 8/9월 통권 27호부터 연재하고 있는데 종전의 소설이나 문학작품에서 다루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각도에서 다루었다고 한다.

 이번 호에는 기획특집으로 제1장이 처음 연재되었는데 38쪽(114쪽-152쪽)에 걸쳐 수록되어 있다.

*<좋은문학>

  1. 발행인 : 김순복.  2.주소: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300. 강한빌딩 501호

  3.전화 : 02)738-0092.     4. 홈페이지 : www.좋은문학.com   5. 값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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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재된 소설 작품은 본 홈 자료실에 일부 전재되어 있음)

 

 <김영희작가 소개>

1. 본명 : 김영희, 필명은 김루어

2. 출생 : 경북 청도

3. 나이 : 약 50세

4. 거주지 : 경남 김해

5. 이메일 : rkdls@lycos.com

6. 등단 : 가야일보에 시를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옴. <현대시>문학 동인

7. 주요 작품과 경력

 1) 2001. 10 : 가야일보사 시부문 연재

 2) 2003.11-2004. 10 : 경남일보 시 연재

 3) 2004. 11-- : 경남일보신문 소설 연재중  

 4) 2004. 9--2005. 1. : <e좋은 세상>에 산문시 연재

 5) 2004. 11-- : <좋은 문학>에 소설(허난설헌> 연재중

 

장편소설 『이 生에서는 늘 離別이었네』      

        연재를 시작하면서      ---김영희

마흔 셋이 되는 해 늦가을, 마침내 내 인생에 결론 하나가 내려졌다. 나는, 아니 우리는 영산이라는 조그마한 시골에 버려졌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땅이었다. 유폐(幽閉), 그랬다. 우리는 유폐 되었다. 나는 더는 기다릴 사람이 없었다. 인간에 대한 모든 믿음을 버렸기 때문이었다. 컴퓨터 한 대와 내 아이만이 내 모든 것이었다.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간에는 나는 홀로 들과 숲을 쏘다녔다. 겨울로 넘어 가는 들과 산은 물 속 같았고 나는 조그마한 지느러미를 단 길 잃은 물고기였다. 때로 시냇물을 따라 걸으며 나무와 들꽃에게 나의 남은 길을 물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게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시간의 질서를 따라 바람결에 흘려갈 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무응답이 섭섭하지는 않았다. 다만 시간의 질서에 순응해 흘러가는 그들만큼 순결하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다 날이 저물어 둥지로 돌아오는 내 발길은 허허로웠다. 저녁 밥상을 마주한 내 아이와 나는 말없이 수저만 움직였고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는 일찍 잠이 들었고 나는 컴퓨터 앞에 앉자 아이의 밤을 지켰다. 나는 여전히 세상의 욕망이 남긴 때를 씻어 내지 못했다. 나는 여전히 내 사랑이 남긴 어둠 때문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내 어둠을 인정할 수가 없었다.그래서 나는 나를 구원해줄 빛 한줄기를 찾아 전자책들, 특히 역사책들 속을 떠돌아 다녔다. 나는 더는 인간을 믿질 않기로 했다. 그러나 나는 인간이 쓴 역사책들은 믿었다. 왜냐하면 역사책들이란 실패한 인간들의 왜곡된 사랑에의 신음들이기 때문이었다. 그 뒤틀린 길들에서 방향 감각을 잃지 않고 제대로 길을 읽을 줄만 알면 빛이 된다고 믿었기에 나는 책들 사이에서 끝없이 방황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책들의 미로에서 빛을 찾아 헤매는 노마드(Nomad)였다.  그러다 한 여인을 알았다. 허 초희(許楚姬). 허 난설헌(許蘭雪軒)으로 더 잘 알려진 여인이었다. 물론 생소한 이름은 아니었다. 찬사와 비난, 진실과 소문이 엉켜 안개와 신화라는 아우라(Aura)로 둘려 싸여 4세기 반이나 흘려온 낡은 이름. 그러나 그녀는 내게 소문으로, 풍경으로만 스쳐가던 무관심한 이름이었다. 왜냐하면, 일차적으로는 시간적 거리와 한문이라는 생경한 언어 탓이겠지만, 젊은 날 언젠가 이 여인의 시집을 읽은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여인의 시에서 손에 잡히는 어떤 절실한 삶의 질감과 독창성을 읽지 못한 탓이었다.

 

그런 내가 이 여인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선조 실록과 광해군 실록 그리고 16c 이후 인물들의 저술들을 역시 전자책으로 읽어 가다 단편 단편 기재된 이 여인에 관한 언급과 이 여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언급들에 주목하면서였다. 시대적 상황과 정치적 입장차이에 따라 상반된 기술을 하고 있긴 했으나 실록과 저술들은 이 여인에 관해 이전에 내가 알고 있거나 세상에 떠도는이 여인에 관한 많은 찬사와 비난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밝혀질 수 있는 실체적 진실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만들었다. 이런 확인은 내게 다소 의외였고 또 일면으로는 곤혹이었다. 왜냐하면 이 여인에 관한 찬사와 비난들의 얼마간은 후대인들이 의도적으로 허난설헌 시집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또 얼마간은 허초희의 진면목은 외면한 채 후대인들이 그들의 개인적 이념, 혹은 집단적 이념에 허초희을 이용하고 있다는 판단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적 판단과 곤혹들은 내게 조선시대 선조조(宣祖朝) 초·중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 『 이 生에서는 늘 離別이었네 』를 쓰게 하는 동기를 제공했지만, 내 소설에는 주인공으로 설정한 허 초희 이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등장해서 주인공 허 초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다. 그 이유는 허 초희가 살던 시대적 환경과 주변 인물들의 활동을 그리지 않으면 신화와안개라는 아우라에 싸인 허 초희라는, 중세의 어두운 시절을 살다간 한 여성 시인을 입체적으로 조명하기 어렵다는 믿음에서였다.

 

작가가 자신이 쓰는 글의 끝을 미리 말하는 것은 글의 재미를 감소시키는 어리석은 짓이지만, 나는 허초희를 세상에 떠도는 소문이나 목소리 큰 자들의 강변(强辯)에 근거하여 성공한 시인이나 선구적이고 투쟁적인 페미니스트로 그리진 않을 작정이다. 왜냐하면 나는 허초희 당대와 여러 후인들의 저술에 근거하여 그녀를 방황하는 한 시인, 혹은 시인이 되려다 실패한 한 여인으로 보게 된 까닭에서이다.  

 

나는 그녀를 순결하고 선구적인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자신의 불순결함과 욕망과 가망 없는 허영에 힘들어하고 사랑에 목말라 하던, 자의식이 강하나 시적 상상력 부족에 고민하던 한 시인으로 그리려 한다. 나는 내가 겪어 온 실패와 좌절을 되새기듯 허초희의 실패와 좌절을 되새김하며 맨 얼굴로 거울 앞에 쓴 나를 그리듯 그녀를 그리고자 한다. 모든 인간들이 세면을 하고 거울 앞에 서면 맨얼굴인 자신을 외면할 수가 없듯이 그녀 또한 자신의 내면의 거울 앞에 서면 소문과 강변으로 덧칠된 자신의 벗겨진 맨 얼굴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은 엄혹한 진실일터 이기에. 그러나 나는 흠이 있더라도 분칠이 벗겨진 맨 얼굴인 허초희를 진실로 사랑한다. 왜냐하면 맨 얼굴로 거울을 마주한 그녀에게서 나는 실패한 내 삶과 내 사랑과 내 불순결함과 욕망과 허영에 힘들어하는 나를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녀에게서 흔들리는 자신의 삶과 자신의 불순결함과 욕망과 가망 없는 허영에 힘들어하는 모든 인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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