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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1. 28. 윤만(문) 제공) 의유당일기는 순조 31년(1831년)에 함흥판관으로 부임해 가는 남편을 따라갔다가 귀경대의 일출광경을 보고자 하였으나 일기관계로 못보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지내던 중 남편(원님)의 허락을 받고 재차 올랐으나 또 못보는 듯하여 허망하게 생각하며 돌아오려고 하던 중 구름이 걷히며 장황하게 떠오르는 일출광경을 보고 감탄하는 글을 섬세하고 간결한 필치로 표현했다.
의유당일기는 명승 고적을 관람하는 여성의 정력적이며 섬세한 감정을 지적이며 간결한 필치로 유감없이 발휘한 고수필의 백미라 하겠다. 춘일소흥
1. 김득신 김득신은 감사(도지사급) 치(緻)의 자(子)이라. 위인이 소탕하고 오활(세상물정을 모름)하여 세간사정을 일절 모르고 글 읽기만 좋아하고, 천만 번 읽어도 외지 못하고, 사기(사마천의 역사책)를 더욱 좋아하여 백이전(백이와 숙제의 전기)를 읽어 일억 이만 팔천 번을 읽되, 성품이 심히 우둔하여 비록 많이 읽기를 이렇듯이 하되, 책을 덮으면 문득 잊는지라.
만년에 사람이 시험하여 백이전 문자를 물으니, 망연(까마득히 잊음)히 알지 못하고 가로되 “그 문자가 어느 글에 있느뇨?” 그 사람이 가로되 “이것은 백이전 문자라.” 하니, 오히려 깨닫지 못하고 이에 그 책을 펴 보고 크게 놀라 가로되 “옳다, 이라 이라.”
하니, 이상국(숙종 때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을 지낸 이유를 말함) 계모는 김득신 여(女)라. 그 딸이 죽어 상행(상여를 따라 감)하여 성문에 이르러 관을 머무르고 문 열기를 기다리더니 그 부친이 또한 수구하여 이르러 횃불 분답(나누어 듬) 한 가운데 한 책권(책)을 놓고 대독(크게 읽음)하니, 모든 사람이 본즉 백이전이라.
그 오활(어리석음)함이 이 같고, 그 후 상처하매, 그 조카가 가서 조상하매 더불어 함께 울더니, 그 조카가 울음을 그치고 들으니, 아자비(삼촌)가 바야흐로 백이전을 그치지 않았는지라(계속 공부하고 있음) 듣는 자가 다 웃더라
<출전 : 의유당관북유람일기/연안김씨지음/책으로펴냄/200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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