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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택당집에서 (2005. 3. 21. 태서(익) 제공) 가) 택당 이식이 하담공에게 준 시 택당선생 속집(澤堂先生續集) 제4권. 시(詩)
관서(關西)의 방백(方伯) 김시양(金時讓) 절하(節下)에게 삼가 부친 칠언 절구(七言?句)의 서사시(敍事詩)와 서정시(抒情詩) 열두 수 아스라이 줄지어 선 관서 지방 칠십 개 성 / ??關西七十城 단군(檀君)과 기자(箕子)가 태평 시대 열었던 곳 / 檀神箕敎舊昇平 하늘은 패수를 내어 동해에 조회(朝會)하게 하고 / 天生浿水朝東海 땅은 향산을 둘러 서울에 절하게 하는구나 / 地?香山拱上京
손님 맞는 자리에서 고운 노래 누차 듣고 / 纖歌屢接迎賓席 승경(勝景)을 접할 때면 휘두르는 오색(五色)의 붓 / 彩筆時看覽勝題 누가 알랴 연광정(練光亭)주D-001에 일찍이 묵었던 몸 / 誰識練光曾宿客 이경의 황계주D-002 소리 홀로 자다가 놀랠 줄을 / 二更孤枕?荒鷄
해마다 희생 잡아 제사 올리는 숭인전주D-003 / 玄牲歲祀崇仁殿 밤이면 철마가 구슬피 우는 무열사주D-004 / 鐵馬宵嘶武烈祠 난리 뒤에 성지(城池)가 얼마나 남았을꼬 / 亂後臺隍知幾在 봄이 와도 꽃과 새들 또한 슬퍼하리라 / 春來花鳥也應悲
용만주D-005의 군사들 얼마나 훈련이 잘 됐으며 / 龍灣士馬曾精銳 능한주D-006의 산성 역시 얼마나 높이 솟았던가 / 凌漢城墻亦險危 주장이 오랑캐 기병 침입한 것도 모르다니 / 主將不知胡騎入 서생들이 적신의 손에 끌려갈 밖에 / 書生甘就賊臣?
김 장군은 좀 멍청하고 남 장군은 몸만 똥똥 / 金帥少?南帥? 해흥주D-007은 원래가 점잖게 품위만 지킬 따름 / 海興襟度自雍容 청천강엔 아직도 오랑캐 누린내요 / 戎?尙帶晴川水 을밀대 봉우리엔 살기가 여태 감도는데 / 殺氣猶纏乙密峯
화친도 실책이요 새로운 계책도 달리 없어 / 和親失策無他策 조정은 군대를 해산터니 군대를 또 점검한다는가 / 廊廟休兵尙點兵 중국의 군사들은 갑옷이 너덜너덜한데 / ?甲?矛聯漢壘 무명이며 비단이며 오랑캐 진영에 보내누나 / 靑綿白錦送胡營
관가에선 소를 빌려 이제야 봄 밭갈이 / 官家借犢始春耕 변방 군사 양초(糧草)를 대주느라 바쁘도다 / 戍客飛?給塞城 삼만 호를 일컬었던 기자(箕子)의 옛 도읍지 / 舊說箕都三萬戶 지금은 몇 집이나 청명에 새 불씨주D-008 일으킬꼬 / 幾家新火作淸明
오랑캐 사자(使者) 돌아가자 찾아오는 중국 사신 / 虜使初回漢使來 변방의 급보(急報)는 멈췄다만 이제는 공갈 협박 / 羽書?斷喝書催 부용검(芙蓉劍) 못 빼들고 움츠러드는 이 누구인가 / 何人袖縮芙蓉鍔 답답해라 하늘 만 리 먹구름 잔뜩 끼었구나 / 萬里頑雲鬱不開
이품의 자급(資級) 새로 받고 세 번째 관찰사로 / 二品新御三察使 허리에는 사만 보대 휘날리는 호아의 깃발주D-009 / 獅蠻寶帶虎牙旗 반근주D-010의 이 땅에서 태아검(太阿劍) 한번 뽑아들면 / 太阿新試盤根地 대장부의 기걸찬 공 어떠한지 보여 주리 / 看取男兒一着奇
추매주D-011와 같은 시종(侍從)들 대단할 게 뭐 있으리 / 鄒枚法從未爲多 관안주D-012보다 높은 공명 원래 자부하시는걸 / 管晏功名自許過 마음속에 천 년의 일 스스로 요량하시는 분 / 商略一心千載事 옛사람은 지금 상황 과연 어떻게 처리할꼬 / 古人今日合如何
온실성 안의 나무를 누구라서 물어보랴 / 溫室省中誰問木 현도관 속의 꽃들을 예전에 이미 보았는걸 / 玄都觀裏舊看花주D-013 알고말고 신식의 남방 정벌 군막(軍幕)처럼 / 遙知新息南征幕 달구지 타고 사는 생활 누워서 그리워하실 줄을 / 臥念平生下澤車주D-014
생각나네 예전에 말 타고 맺었던 친한 교분 / 憶昔論交鞍馬前 당시의 흑발(黑髮)이 백발(白髮)이 됐소그려 / 當時壯髮已華顚 복건 쓰고 반대 띠고주D-015 서쪽 교외의 길 나가서 / 幅巾?帶西郊路 어느 때나 개선하는 우리 공을 영접할까 / 何日?公奏凱旋
[주D-001]연광정(練光亭) : 평양(平壤) 덕암(德巖) 위에 있는 정자 이름이다. [주D-002]황계(荒鷄) : 삼경(三更) 이전, 즉 새벽이 되기도 전에 우는 닭으로, 그 소리는 보통 악성(惡聲)이라고 하여 불길한 조짐으로 받아들여졌다. 이경(二更)은 밤 9시에서 11시 사이를 가리킨다. [주D-003]숭인전(崇仁殿) : 평양에 있는 기자(箕子)의 사당 이름이다. [주D-004]무열사(武烈祠) : 임진왜란 때 조선에 대한 구원병의 파견을 적극 주장해 실현시키고 뒤에 억울하게 옥사(獄死)한 명(明) 나라 병부 상서(兵部尙書) 석성(石星)을 추모하기 위해 선조 26년(1593)에 평양에다 세운 사우(祠宇)의 이름이다. 뒤에 이여송(李如松), 양원(楊元), 이여백(李如柏), 장세작(張世爵) 등 명 나라 장수들도 여기에 배향하였다. [주D-005]용만(龍灣) : 의주(義州)의 옛 이름이다. [주D-006]능한(凌漢) : 곽산군(郭山郡)의 성곽 이름이다. [주D-007]해흥(海興) : 중국에 사신으로 왕래했던 해흥군(海興君) 이강(李?)을 가리킨다. [주D-008]새 불씨 : 청명(淸明) 하루 전인 한식(寒食) 날에 예전의 불씨를 일단 껐다가 청명일에 새 불씨[新火]를 일으켜 나눠 받던 풍속이 있었다. [주D-009]허리에는 …… 깃발 : 용맹스러운 대장군의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사만 보대(獅蠻寶帶)는 띠쇠[鉤]에 사자(獅子)와 만왕(蠻王)을 새겨 넣은 것으로, 고위직(高位職)의 무관(武官)이 허리에 두르는 요대(腰帶)이다. 호아(虎牙)는 장군(將軍)의 명호(名號)로, 동한(東漢)의 용장(勇將)인 개연(蓋延)과 요기(姚期)가 각각 호아장군과 호아대장군에 임명된 고사가 전한다. [주D-010]반근(盤根) : 뿌리와 가지가 뒤엉키듯[盤根錯節] 복잡하게 얽혀서 처리하기 어려운 일을 가리킨다. [주D-011]추매(鄒枚) : 서한(西漢) 양 효왕(梁孝王)의 상객(上客)이었던 추양(鄒陽)과 매승(枚乘)의 병칭으로, 보통 시종 문신(文臣)의 뜻으로 쓰인다. [주D-012]관안(管晏) : 춘추 시대 제(齊) 나라의 명재상인 관중(管仲)과 안영(晏?)의 병칭이다. [주D-013]온실성(溫室省) 안의 …… 보았는걸 : 김시양(金時讓)이 예전에 조정의 관직을 두루 역임하여 그 분위기를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다시 대궐에 들어가서 높은 벼슬을 할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한(漢) 나라 상서령(尙書令) 공광(孔光)에게 어떤 사람이 “온실성 안에는 모두 어떤 나무들로 채워져 있는가?[溫室省中樹皆何木也]”라고 물었는데, 입이 무거운 공광이 그 대답도 해 주지 않았다는 고사가 전한다. 《漢書 卷81 孔光傳》 온실성은 중서성(中書省)의 별칭이다. 또 당(唐) 나라 시인 유우석(劉禹錫)이 낭주 사마(朗州司馬)로 좌천되었다가 10년 만에 서울로 돌아와서 현도관(玄都觀)에 들어가 보니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복사꽃이 만개(滿開)했더라.[玄都觀裏桃千樹 盡是劉郞去後栽]는 내용의 시가 전한다. [주D-014]알고말고 …… 그리워하실 줄을 : 김시양이 고향에 돌아가서 편히 살고 싶어 하리라는 말이다. 신식은 전공을 세워 신식후(新息侯)에 봉해진 동한(東漢)의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이다. 마원이 남방의 교지(交趾)를 정벌할 때 무더운 날씨에 장독(?毒)을 견디다 못해 소리개마저 물 위로 툭툭 떨어지는 것을 보고는, 옛날 향리에서 달구지나 타고 편히 지내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던 종제(從弟) 소유(少游)의 말을 떠올리면서 “내가 지금 누워서 소유가 평소에 해 주었던 말대로 해 보려 해도 어떻게 할 수가 있겠는가.[臥念少游平生時語 何可得也]”라고 탄식했던 고사가 전한다. 《東觀漢記 馬援》 [주D-015]복건(幅巾) …… 띠고 : 의관(衣冠)을 갖춘 단정한 옷차림을 말한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복건도 반대도 몸에 걸치지 못했나니, 꾀죄죄한 머리와 발 씻은 적이 있으리까.[幅巾?帶不掛身 頭脂足垢何曾洗]”라는 표현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14 狂歌行贈四兄》
나) 택당 이식이 하담공의 죽음을 애도한 만사 택당선생 속집(澤堂先生續集) 제6권. 시(詩)
김 판부사(金判府事) 시양(時讓) 에 대한 만사 충직한 절조와 그 계책을 성상은 알아주었건만 / 直節忠謀聖主知 홀로 보인 기특한 행적 사람들은 의심했네 / 奇?獨立衆人疑 잠깐 도원수로 장군의 별자리 빛내더니 / 將星乍耀都元帥 호조 판서로 경사(卿士)의 달빛을 내뿜었네 / 卿月增輝判度支 쇠한 나이 병들어서 일어나지 못할 때도 / 却爲衰年成廢疾 티끌 세상 따라서 신념을 바꾸지 않았던 분 / 不隨塵世有遷移 구명의 뜻을 전하는 일 이을 수도 있었건만 / 丘明傳志猶堪續 의지할 영질이 없는지라 나 홀로 슬퍼하네 / ?質無憑我獨悲
경사(卿士)의 달빛 : 《서경(書經》 홍범(洪範)의 “왕은 해를 살피고, 고급 관원은 달을 살피고, 하급 관리는 날을 살핀다.[王省惟歲 卿士惟月 師尹惟日]”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구명(丘明)의 …… 일 : 《선조실록(宣祖實錄)》을 개수(改修)하는 일을 말한다. 구명은 《좌전(左傳)》의 저자 좌구명(左丘明)을 말하는데, 두예(杜預)가 쓴 ‘춘추좌씨전서(春秋左氏傳序)’에 “변례를 유추해서 포폄의 정신을 바르게 펴고, 두 개의 전 가운데에서 정선하여 이단의 설을 제거하였으니, 이는 대체로 좌구명의 뜻을 후세에 전하기 위함이었다.[推變例以正褒貶 簡二傳而去異端 蓋丘明之志也]”라는 말이 나온다. 이때 대제학으로 있던 택당과 실록청(實錄廳) 총재(總裁)인 홍서봉(洪瑞鳳)이 김시양을 사필(史筆)의 제일(第一)이라고 적극 추천하여 판중추부사 겸 춘추관사(判中樞府事兼春秋館事)를 제수하였는데, 얼마 뒤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영질(?質) : 서로 어울리는 짝을 말한다. 영(?) 땅의 장석(匠石)이 도끼를 휘둘러 상대방 코 끝의 흰 흙만을 교묘하게 떼어 내는 기술을 발휘하다가, 그 짝[質]이 죽고 나서는 그런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장자(莊子)》 서무귀(徐无鬼)에 나온다.
다)부옹(?翁) 김시양(金時讓) 에게 주다.
택당선생 속집(澤堂先生續集) 제1권. 시(詩) 부옹(?翁) 김시양(金時讓) 에게 주다.
태사께서 시를 남겨 놓으신 이곳에서 / 太史留詩處 서감께서 그 뜻을 제대로 계승하며 / 西監?易餘 백 년 전의 이름과 우연히 같게 되었으니 / 百年名偶似 오늘날 그 감회가 과연 어떠하겠는가 / 今日意何如 북방 요새지 풍운이 참담하고 / 紫塞風雲慘 한겨울 초목도 모두 쇠해졌소마는 / 玄冬草木疎 어디까지 발전할지 알 수 없는 분 / 行藏未可料 조만간 임금님 글 받들게끔 되시리라 / 早?捧天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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